글로벌 반도체 경쟁 '격화'…이재용, '초격차 해소' 급선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된다.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반도체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총수 부재로 멈춰섰던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또한 빠르게 재개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는 가석방심사위원회가 9일 오후 2시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8·15 가석방 대상자 심사를 진행한 결과 이재용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법정 구속된 뒤 약 7개월 만에 풀려난다.


이 부회장이 자유의 몸이 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TSMC, 인텔 등 글로벌 경쟁기업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또한 빠른 시일 내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사들은 외연 확장에 주력하며 재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2025년 반도체 공정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며 반도체 시장 선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공정 성능 리더십으로 가는 확실한 길을 모색하기 위해 혁신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인텔의 혁신은 파운드리 고객에게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인텔이 34조원(300억 달러)을 투자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가 성사되면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된다. 앞서 인텔은 지난 3월 2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주에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신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합하면 올해 파운드리 분야에만 총 500억 달러를 쏟기로 한 셈이다.


인텔은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파운드리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겔싱어 최고경영자는 지난 7월 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 만나 반도체 공장 건설에 대해 논의했다. 외신은 인텔이 향후 15년 내로 최대 8개 공장 건설을 위한 적합한 장소를 찾고 있다며 공장 투자금은 100억~150억 달러(약 11조4800억~17조220억원)가 될 것이라 보도했다.


세계 1위 업체인 TSMC는 지난 4월 초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000억 달러(약 113조2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12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로 최대 5개의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TSMC는 피닉스에서 첫 공장 부지를 구입할 때 이미 추가 투자를 고려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일본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21일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정부 측과의 인센티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투자 결정이 지연되는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부회장이 풀려난 만큼, 미국 투자를 빠르게 마무리하고 후속 투자 또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면이 아닌 기업활동에 제약이 있는 가석방이란 점은 다소 아쉽다"면서도 "이 부회장이 미국 등 대형 투자를 빠르게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 글로벌 경쟁사들을 쫓기 위한 후속투자 또한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